책덕, 장애인 스탠드업 코미디언 리 리들리의 책 ‘로스트 보이스 가이’ 출간

2018년 ‘브리튼스 갓 탤런트’ 우승자, 세계 최초 말 못 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이 쓴 책
다양한 장애인 번역가가 함께 번역한 장기 출판 프로젝트의 결과물

2023-02-01 09:05 출처: 책덕

‘로스트 보이스 가이’ 책 표지

로스트 보이스 가이, 2018년 브리튼스 갓 탤런트 우승자의 첫 오디션 영상

서울--(뉴스와이어)--코미디언 에세이 시리즈를 출간하는 책덕 출판사가 ‘로스트 보이스 가이: 말 못 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말문 막히는 장애 개그’(이하 로스트보이스 가이)를 출간했다.

로스트 보이스 가이는 2018년 브리튼스 갓 탤런트 우승자 리 리들리가 쓴 책이다. 생후 6개월밖에 되지 않았을 때 뇌성마비로 언어 장애가 생겨 말을 할 수 없게 된 리 리들리는 아이패드의 전자 음성을 빌려 코미디 공연을 펼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이다. 저장된 문장이 스피커를 통해 나오는 시간은 조금 걸리지만 항상 기다릴 가치가 있는 답변을 내놓는다. 첫 오디션에서 그는 ‘장애인이 개그를 한다는데 웃지 않는 사람은 지옥에 갈 거예요!’라는 말을 천연덕스럽게 던지며, 그야말로 신선하고 과감한 ‘장애 개그’를 선보였다. 그 순간 시청자들은 그의 해맑은 미소와 개그 스타일에 열광했으니 어쩌면 첫 등장부터 ‘브리튼스 갓 탤런트’ 우승은 이미 결과가 나와 있던 것이다.

로스트 보이스 가이에는 시각 장애인 친구와 짓궂은 장난을 친 에피소드, 장애가 있는 말을 타고 승마를 배워야 했던 에피소드같이 저자의 장애 인생에서 쌓인 소소한 이야기부터 난생처음 부모님에게서 독립해 대학교 기숙사 생활에 적응해가는 성장 스토리까지 담겨있다. 크고 작은 웃음이 가득한 책이지만, 장애에 대한 부족한 사회 인식을 꼬집는 매운맛 독설도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 패럴림픽을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에서 알 수 있는 장애에 대한 이중적 시선을 비꼬기도 하고, 한참 부족한 돌봄 서비스에 대한 소신 있는 발언도 담겨있다.

각 장 끝에는 사람들이 장애인을 만났을 때 대뜸 던지는 ‘너무 자주 묻는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해놓았다. 예를 들어 “계단을 오르내릴 수 있나요?”, “섹스할 수 있나요?”, “스티븐 호킹만큼 똑똑하신가요?” 같은 질문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를 위한 리 리들리식 공공 서비스다.

이 책의 특별한 점은 저자뿐만 아니라 번역가들에게도 있다. 2019년 우리동작장애인자립생활센터(우리동작)의 중증 장애인 번역가 양성 과정에서 다섯 명으로 이뤄진 번역팀이 꾸려져 책을 번역하기 시작했고, 다른 비장애인 번역가가 아니라 장애인 번역가들이 기획하고 번역한 작업물을 함께 다듬어가며 출간해줄 출판사를 찾는 우여곡절을 거쳐 책이 출판됐기 때문이다. 여러 사람이 참여한 만큼 책을 만드는 데는 1년 반 정도의 시간이 필요했다. 2022년 9월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830만4000원의 후원금을 모았고, 2023년을 맞이하며 드디어 로스트 보이스 가이의 책을 한국에 소개할 수 있었다.

장애인 코미디언의 책을 다양한 장애를 지닌 번역가들이 번역하면서 재밌는 에피소드도 많이 생겼다. 번역가들은 리 리들리의 글에 각자의 방식으로 공감하며 재밌게 책을 번역했다. 다양한 사람들의 손길이 담긴 책인 만큼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나 다채로운 화학 작용을 일으켰으면 하는 바람이란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자기만의 고민과 어려움을 극복하며 스탠드업 코미디언으로서 살아가는 리 리들리의 이야기는 굳어 있던 장애에 대한 편견을 깨주고 장애인을 바라보던 우리의 가난한 상상력을 확장시켜 준다. 로스트 보이스 가이는 ‘장애 개그’라는 말이 불편한 독자들에게, 웃음으로 편견의 벽을 허물어주는, 더 다양하고 다채로운 세상을 경험할 수 있는 세계로의 초대장이 되어줄 것이다.

한국의 로스트 보이스 가이, 뻔뻔한 장애인 코미디언 한기명 씨와 ‘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의 저자 김원영 변호사도 이 책에 추천사로 힘을 실었다. 다음은 추천사 전문이다.

“일곱 살 때 저는 교통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된 적이 있습니다. 반년 만에 깨어나 TV를 켰을 때 처음 나온 프로그램은 ‘개그 콘서트’였어요. 운명처럼 개그 콘서트에 푹 빠져 지내며 ‘나도 사람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선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개그맨의 꿈을 키우다가 2018년에 드디어 스탠드업 코미디에 도전하기로 했어요. 난생처음 무대에 서는 거라 어떤 식으로 공연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을 때, 함께하는 동료가 로스트 보이스 가이 영상을 보여 주었습니다. 영상을 보고 저는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자막은 없고 영어뿐이라서…

다시 자막 달린 영상으로 로스트 보이스 가이의 공연을 보았고 자신의 일상 이야기를 코미디로 풀어내는 모습을 보며 웃기도 많이 웃고 영감도 많이 얻었습니다. ‘나도 이분처럼 내 이야기를 코미디로 풀어야겠다’라고 결심한 후 제가 경험했던 장애 이야기를 스탠드업 코미디에 녹여내기 시작했고, 지금은 ‘뻔장코(뻔뻔한 장애인 코미디언)’라는 타이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책이 한국어로 나와서 기분이 엄청 좋습니다. 저는 지금도 영어를 못하거든요… 영어를 잘하든 못하든 많은 분들이 이 책을 읽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인이 나와서 코미디를 한다고 하면 불편하게 보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지금 여기에, 로스트 보이스 가이와 저 뻔장코의 개그는 엄숙근엄진지 사회를 예방하는 필수 백신입니다. 독자 여러분은 잠시 선입견과 편견을 치워두고 웃을 준비를 해주세요!”

- 한기명(스탠드업 코미디언)

“리 리들리의 말은 시차를 두고 전달된다. 그의 말을 음성으로 들려주는 ‘토커’에 한 글자 한 글자 입력을 마치면 비로소 말이 소리 위에 올라타기 때문이다. 청자는 인내심을 가져야 하고, 오디오가 비는 시간의 어색함을 견뎌야 한다. 이렇게 시차를 넘어 도달하는 그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그의 재치 있고 날카로우면서도 풍요로운 세계를 알았으므로 그를 그냥 내버려 둘 수 없었을 것이다. 리들리는 이렇게 자신의 말을 기꺼이 듣고자 했던 가족, 친구, 학교 선생님, 코미디 업계 동료 관계자와 함께 자신만의 길을 나섰고, 순발력과 타이밍이 핵심인 스탠드업 코미디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이 되었다.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하기 위해 몸부림쳤던 소년이 어느 날 말로 사람들을 들었다 놓았다 하는 무대 위에 서게 되는 이 이야기는 영웅적이면서 한편으로는 사소하고, (조금 지저분하지만) 엄청나게 웃기며, 중요한 사회 비평적 메시지로 가득하다. 구어체로 쓰인 이 책을 읽는 독자는 그의 진짜 목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목소리를 잃어버린 그가 실은 장애가 있는 많은 사람의 목소리가 되었음을, 이 기막힌 이야기를 전달할 유일한 목소리를 가졌음을 곧 깨닫게 될 것이다.”

- 김원영(‘실격당한 자들을 위한 변론’ 저자, 변호사)

책덕 소개

책덕은 ‘이상하고 멋진 것을 찾아서’ 책을 만드는 1인 출판사로 여성 코미디언 에세이 시리즈 코믹릴리프 5종을 출판했다. △미란다처럼: 눈치 보지 말고 말달리기 △예스 플리즈: No보다 강한 말 △보시팬츠: 나댄다는 말을 듣기 전까지 당신은 아무도 아니다 △민디 프로젝트: 깨발랄 인도계 미국인 코미디언 민디의 헐리우드 물들이기 대작전 △슬프니까 멋지게, 애나 언니로부터 △로스트 보이스 가이: 말 못 하는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말문 막히는 장애 개그를 출간했다.

웹사이트: https://bookduck.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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